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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코로나] 직접겪은 미국 3월~현재 상황

by Katie-s-tudio 2020. 5. 8.

어제오늘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어요. 

이제 막 일상생활로 돌아가려던 기대감이 부풀었던 참에 일어난 일이라 마음이 안 좋네요ㅜㅜ 

 

정확하게 3월 13일부터 Stay home 명령이 내려지고, 지난주 한국에 들어와

꼬박 두 달간 의무 자가격리 중인 한 사람으로서 미국에서 겪고 느낀 일, 현재 상황에 대해 써보려 해요. 

 

타임라인 

2월 말에서 3월 첫 주, 뉴욕과 엘에이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더니 

뉴욕, 보스턴, 뉴 헤이븐 등 동부에서 유학 중인 친구들에게 휴교 명령이 내려져

한국으로 들어가게 됐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고

 

일주일 후 인 3월 13일, 거주하던 중부 지역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Stay home 명령이 내려져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휴교 명령이 내려졌어요. 

 

미국에서 유행이 시작될 당시는 이미 한국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해서

코로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얼마나 강력한 바이러스인지 알고 있었지만

워싱턴 주 양로원에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온 후에도 여전히

미국 CDC(질본)에서는 마스크 착용은 불필요,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식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었습니다.

사재기?

이미 동부에서는 코로나가 퍼지고, 거주하던 중부는 비교적 안전했던 시기에 저는 생필품 한 달치를 여러 마트를 돌아 구했습니다.

미국 마트는 아침 7시 오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휴지는 이미 다 나가고 없던 터라 근처 한인 대형마트(H마트)에 가서 필요한 휴지, 물티슈를 구했네요.

  동양인 기피 증상이 생기던 시기라 비교적 어렵지 않게 구했던 거 같아요. 

 

생수도 챙겨놓을 겸 집 근처 미국 마트를 갔는데 종종 느껴지는 차가운 시선,

어린 딸에게 they should go back to their country 라며 들릴 듯 말 듯 교육하던 미국 엄마,

결정적으로 사재기 현상으로 사람들이 많아 바글바글 했던 마트라 계산대에 줄이 길게

늘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줄 섰던 계산대 뒤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제 계산이 끝나갈 무렵 미국 사람이 멀찍이 줄 서더라고요..

아마존 배달

감사하게도 월마트와 아마존 온라인 배달 주문 서비스를 이용해 그 이후에 직접

마트에 가서 장을 본 적은 없습니다. (배달료, 배달 팁 등 통장에 출혈만 있었을 뿐)

 

트럼프 vs 쿠오모

트럼프 추종(?) 언론사인 FOX뉴스에서 코로나는 독감 같은 수준이라 걱정할 필요 없다고 보도

그에 대응하듯 CNN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심각함, 경각심을 알려주는데 큰 역할을 해요.

 

그럴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 동생,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가 코로나에 감염 돼 집 지하실에서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모습, 인터뷰를 생생하게 방송해 알리고 형인 뉴욕 주지사와 티키타카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4/12 앵커브리핑에서 트럼프정부 대처를 비난하는 Jake Tapper

책임을 회피하고 생색만 내며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은, 살균제를 먹으면 되지

않겠냐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뱉는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로 뉴욕주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수고하는 쿠오모 주지사에게 차기 대선 관련된 질문과 기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요. 

트럼프 트위터

그것을 의식한 듯 4월 17일 쿠오모 주지사가 실시간 브리핑하던 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불평 그만하고 나가서 일이나 해"란 식에 트위터를 올리는데 기자가 실시간으로 알려주자

쿠오모 주지사는 "집에서 이 브리핑을 앉아서 볼 시간이 있으면 너나 일해. 그리고 생사가 달려있는 문제에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그저 너의 할 일,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생색내지 말라"며

사이다 발언과 함께 신경전을 펼치는 데 밑에 유튜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fxZTzMHdEvk

사회적 거리두기

3월부터 각 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생활화 하기 시작했는데요. 코로나 사태가 점점 악화되자

10명 이상 모임 금지와 정말 필요한 마트, 약국, 병원만 남겨두고 그 외 식당, 상점은 모두 배달, 픽업 영업만 허용,

그리고 사람 간 6피트 거리만 유지한다면 근처 공원이나 밖에서 조깅, 운동은 허용했습니다.  

4월 말쯤, 미국 전체가 셧다운 되는 기간이 한 달이 넘게 지속되자 미치기 시작한 사람들이 모여 개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기 시작해요. 위에 지역이 불과 30분도 안 걸리는 동네였기도 했고, 시위자들을 독려하는 대통령을 보며, 

또 동양인으로서 인종 차별당할까 밖에도 안 나가고 집에만 있었던 사람으로서 부모님이 계신 한국행 비행기를 끊게 됩니다.

마스크도 안 쓰고 자유를 달라는 노답 청년..

정부지원금 Stimulus check?

미국 경제가 멈추고 사람들이 일할 수 없게 되자 미국 정부에서는 세금 신고 1인 소득 $75,000 이하 인

사람에 한해 1인$1200, 부부에겐 $2400, 미성년자 부양자녀는 1인당 $500을 책정해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합니다.

처음엔 2019년이나 2018년도 세금 신고 한 사람에 한해 주기로 했으나 특수한 상황이므로 최근

개인 사정에 의해 세금 신고를 안 해도 Social Security번호(소셜 번호)만 있어도 지원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그 외 실업수당이라고 해서 주 정부 홈페이지에서 Unemployment Insurance를 신청해 코로나 때문에

실업된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경우 수당에 상관없이 정부에서 일주일에 $600씩 (한 달에 $2400),

그리고 주정부에서 책정된 금액을 추가로 지원해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은?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거주하던 동네 공립학교는 3월에 휴교 명령이 내려져 3주간은 어쩔 수 없는 방학으로

수업이 없었지만 쉬는 동안 선생님들이 온라인 수업 시스템을 구축해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수업에 필요한 (핫스폿 연결된) 노트북과 과제를 내어주며 천천히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고

수업 성적 역시 A, B, C로 점수 매기던 시스템을 Complete(제출) 또는 Incomplete(미제출)으로

바꿔 힘든 시기에 아이들에게 부담을 덜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속 한국?

미국에서 15년간 거주하며 미국 뉴스에 북한은 종종 나왔지만 한국 이야기가 이렇게 많이 나온 적은 처음이에요.

한국 대처를 소개하는 언론과 미국과 한국과는 상황이 너무 다르다는 언론 등등 그 안에 공통적인 의견은

한국이 정말 대응을 잘했고 본받아야 한다는 점. 15년간 미국에 살면서 이렇게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었네요.

특히 최근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국에서 코로나 테스트 키트를 공급한 것을 보고 뉴욕 쿠오모 주지사 딸은 주지사에게

"아빠는 왜 한국에서 수입할 생각을 못했어?"라고 물어봤다네요.

오늘 LA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 친구와 안부 물으며 나눴던 대화에 일부를 캡처했어요.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다, 한국이 정말 대처를 잘한 거 같아. 나라들 중 최고인 듯.

한국이 해결책을 보여줬지만 아무도 그 해결책을 제대로 따르질 못하고 있어."

 

또 최근 ESPN에 KBO 한국 야구가 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고 계실 텐데요.

한국 야구에 빠던이라고 하나요? ESPN에서 Bat Flip을 소개하는 것은 보고도 믿기지 않았어요.

한국이 얼마나 코로나 대처를 잘했고 잘하고 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한국 위상이 올라가는 게 피부로 느껴졌던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헤헤). 


숫자가 너무 커서 체감이 나질 않을 정도로 많은 1,256,972명에 확진자와 75,670 사망자 (5/8 기준)가 나온 미국,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고 무엇보다 한국처럼 테스트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확진자 수 보다

분명 더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까지 정말 잘 대처한 한국은 보고 들어서 아실 거라 생각해

미국에서 직접 겪고 느낀 걸 적어 보았어요. 이 어려운 시기 한국인임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 봅니다. 

우리 모두 조금만 더 힘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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